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8/07

한국 위키의 적폐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 지금 시점에서는 모두가 나무위키와 Umanle SRL이라고 답하겠지만 몇년 전쯤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이 ‘유니폴리’를 꼽았다. 이 유저는 2000년대 중반에 한국어 위키백과에 출현해서 무기한 차단된 후 여러 다중계정을 생성하여 여론 조작이나 분란 조장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지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만 활동한 것이 아니라 백괴사전이나 구스위키, 리브레 위키, 그리고 (당연히) 나무위키에서도 출현했고 나열된 모든 위키에서 유사한 행위로 무기한 차단되었다. 한때는 ‘위키를 개설하는 사람은 유니폴리 먼저 차단하고 시작해야’란 말도 돌았을 정도로 이쪽 판에서는 상당히 유명인물인 셈이다.

물론 이 유저가 유명한 이유는 위키커뮤니티에 대한 장기간의 괴롭힘도 있겠지만 단순히 다수의 다중계정을 운용했기 때문이 크다. 흔히 ‘알려진 다중계정만 세자리수,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어디까지 갈까’말이 돌았으니 말이다. 수많은 계정이 등장해서 다툰다던가, 토론에서 쪽수로 밀어붙인다던가, 다른 유저에 대한 공작을 하는 상상만 해도 공포의 대상이 되기 충분했다.

지금까지 수백개의 계정이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란 명목하에 차단되었고 개중 다수는 다중 계정 검사 결과 기술적인 요건을 만족한다고 알려져 있다. 앞선 글에서 다중 계정 검사가 왜 힘든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다중계정이 발견되는 것은 놀라웠다. 비록 미디어위키의 다중계정 검사툴은 기록 보존 기한이 있기 때문에(오래된 접속 기록은 의미가 없다는 점과, 개인정보 보호 2개의 이유로 인해서) 일정 시점 이상부터는 원 계정의 정보를 볼 수 없지만, 밝혀진 다중 계정들의 정보를 이어맞추는 방법으로(목제 유물의 연대를 파악할 때 나무의 나이테를 이어 맞추는 것처럼) 다중 계정 검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난 다음에 나이테의 정보는 끊어졌고, 이 유저가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활동하여 기술적인 판단 방법을 우회함으로서 기술적인 방법으로 이 유저임을 판별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유니폴리 의심 계정의 활동 패턴이 ‘다중계정을 통한 여론 조작’이 아니라 ‘차단 회피’ 성향으로 나옴에 따라 한국어 위키백과 공동체는 한 가지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흔히들 백:오리라고 표현되는 ‘오리 실험’인데, 이 방법을 요약하자면 ‘유니폴리처럼 행동하면 유니폴리다!’ 라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축적된 ‘유니폴리 패턴’이란 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어느 계정이 유니폴리인지’를 찾는 것이다.

당연히 이 방법의 특성상 빈번하게 오폭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으나 신규 유저 위주로 잡아내는데다가 대상이 유니폴리다 보니 공동체는 오폭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 사용자가 등장하고서 상황이 조금 달라지기 시작한다.

Wikitori란 유저의 등장 시기는 2011년으로 기록되는데, 이 유저의 알려진 오폭 기록은 2015년 5월부터 시작된다. 이 글을 보면 유니폴리에 대한 오폭 기록은 아니지만 ‘Koreapyj’와 ‘Sokuri’ 계정이 사용자 관리 요청 조작용 다중계정이라고 주장한다. 위키백과 외부를 보면 이 두 계정은 (사칭계정이 아닌 이상) 다중계정이라고 판별하기 매우 힘들다. (두 계정 다 활발하게 활동하는 별도의 인물임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검사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으다. (인용되었으면 당시 인터넷에 일대 파란이 일었을 것이다.)  그리고 사용자 토론에서 이루어진 사과 요청에 대해 거부하였다. 그리고 이 유저는 이 사건 전후로 ‘유니폴리 의심 계정’을 계속 신고하고 이 계정들이 차단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링크)

그 다음 이 유저의 활동이 드러난 건 2016년이다. 이 유저에 의해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으로 지목당해서 무기한 차단되었던 인물이 한국 위키미디어협회의 인증을 통해 무고임이 증명된 사건이 있었고, 흔히 ‘위키백과 반스타 사건’이라고 하는데, 2016년 4월에 이 글에서 해당 사용자는 리브레 위키의 운영자나 운영과 관계된 인물 다수를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라고 주장하는데, 이 과정에서 리브레 위키 관계자와 해당 사용자가 논쟁을 벌였고, 뒤이어서 사용자 관리 요청이 올라오는 한편에 해당 사용자의 사용자 토론에 네티즌들이 조롱의 글을 남기는 사건으로 유명해졌다. (자세한 것은 리브레 위키의 글에서 볼 수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당 사용자는 단기간 차단을 당했으나, 큰 변화 없이 후에도 ‘유니폴리 의심 계정’을 찾아서 무기한 차단하는 문화는 계속되어 오고 있었다. 그리고 2019년에 또다른 날조 사건이 밝혀지게 된다. 위키백과의 Mailzzang+aus 사용자는 온, 오프라인에서 유니폴리와 오랜 분쟁을 벌인 걸로 유명한데 Wikitori와 다른 한 인물이 이 사용자가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라고 주장했고 관리자는 해당 사용자를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으로 무기한 차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SNS를 통해 질의한 결과 해당 계정은 유니폴리와 관계없다는 것이 밝혀졌으나 Wikitori(와 다른 한 사람)은 이를 부인하고 계속 이 사용자가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고,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 아니더라도 다중 계정을 사용했기 때문에 무기한 차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어진 사랑방에서의 논쟁 끝에 Wikitori와 이 사용자와 논쟁햇던 Crs-chanjo란 계정이 한 관리자에 의해 서로 2주 차단되었으나 해당 관리자는 이의제기를 받자 차단을 해제하게 된다. 그리고 사용자토론 등지에서 이루어진 논쟁 끝에 Twotwo2019란 관리자가 Wikitori를 2년 동안 차단하게 되며 사건을 일단락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이 다수 존재한다.

첫번째는 아무리 못해도 2015년부터 해당 사용자가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을 오폭(내지는 날조) 했는데 지금까지 아무 제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위키백과 오픈채팅방의 모 유저는 이에 대해서 가설을 세웠는데 Wikitori란 유저가 위키백과의 다른 사용자들과 서로 친한 사이라서 쉬쉬한다는 ‘친목질 가설’이다. 또란 위키백과 사랑방에서 나온 ‘유니폴리에 대한 공포 가설’인데, 위키백과 공동체가 유니폴리와 관련된 건에 대한 공포심 때문에 이의제기에 귀를 안 기울인다는 가설이다.
이 중 어느 가설이 맞던 간에 이미 이 유저는 위키백과의 병폐가 된 셈이다.

두번째는 이 유저가 올리는 요청의 근거는 정리하자면 이 정도 수준이다.
1. 유니폴리(또는 다중계정)과 토론에서 비슷한 의견을 내었다.
2. 유니폴리(또는 다중계정)과 비슷한 시간대에 가입하고 활동했다.
3. 유니폴리 관련 계정의 차단 요청에서 반대 의견을 내었다.

일반적으로 다중계정이라고 확신하기 충분한 조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햇수로 4년 이상 위키백과의 관리자들은 이 사람의 말만 듣고 수많은 사람들을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라고 차단시켰다. 이중 유니폴리의 다중계정이 완전히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오리 실험의 특성 상 이 중 무고한 인물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고 실제로 드러난 무고한 계정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데 왜 관리자들은 이 계정들을 기초적인 검토도 없이 차단했을까? 유니폴리에 대한 공포 때문일까? 아니면 이미 타성에 젖어서 유니폴리는 당연히 있는 거라면서 차단버튼을 누르기만 한 것일까?

이 글에 의하면 유니폴리는 특정 시점 이후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글이 맞다면 위키백과는 존재하지도 않는 유니폴리란 망령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수의 계정이 무고하게 차단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드러난 이상 차단 버튼을 눌러 왔던 관리자들과 이를 묵인하고 동조해 온 위키백과 공동체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정책을 정비하고, 인적 쇄신을 통해 개혁해야만 한다. 드러난 적폐는 청산하고 앞으로의 개선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