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2/24

누구나 스마트폰을 들고다니게 됨에 따라 웬만한 사이트들은 모바일 환경에서의 컨텐츠 이용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위키도 모바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위키는 대부분 데스크톱을 이용한 생산환경에 적합하게 개발되어 있지만, 반응형 디자인의 도입으로 모바일에서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활용할 수 있다. 다만 모바일과 데스크탑의 근본적인 차이로 인해 컨텐츠가 비효율적으로 생산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결정적인 차이는 가로 폭에 있다. 데스크탑은 기본적으로 양 옆으로 긴 가로화면을 쓰고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절대적인 가로폭이 넓어지만(HiDPi 적용 제외) 모바일은 HiDPI의 적용이 활발해 절대 해상도가 높아져도 가로폭의 확대가 정체되어 있고, 그마저도 휴대폰이 위아래로 길어지면서 상대적인 가로폭은 더 줄어들었다. 데스크탑은 양 옆으로 컨텐츠를 넓게 배치하면 효율적이지만 모바일은 위아래로 길게 배치되는 것이 효율적인 배치다.

한국에서 가장 활발하다고 꼽히는 나무위키를 보자.

나무위키에서는 이런식으로 주요 정보를 집약해둔 도표인 “정보상자”나 각종 미디어 컨텐츠를 가운데 정렬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다른 위키엔진처럼 어설프게 좌우 쏠림 배치를 하면 텍스트가 빈 여백에 구겨지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로 인한 리스크를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모바일에서 볼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데스크톱에서 보면 위와 같이 논농사를 지어도 될 것 같은 여백이 남는다. 캡쳐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보상자 밑에는 차례가 또 나오므로, 정보를 집약하여 밀도를 올리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정보상자를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문서의 밀도를 낮추는 레이아웃을 선택해 위키의 효용성을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다.

다른 위키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까? 미디어위키 엔진을 보자.

미디어위키를 사용하는 위키 중 대표로 꼽히는 위키백과는 별도의 모바일 스킨을 채택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모바일 스킨은 반응형 스킨이기 때문에 가로폭이 일정 이상으로 줄어들면 우측 정렬된 컨텐츠가 가운데 정렬로 바뀌면서 텍스트를 아래로 밀어낸다.  모바일 스킨을 쓰지 않더라도 대부분 반응형 스킨을 채택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위키의 컨텐츠 생산자는 운영자가 아니라 사용자인 만큼, 운영측에서 좋은 기능을 마련해 놔도 사용자의 작성 습관이 뒤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모바일에서 컨텐츠를 생산하는 초보 편집자는 데스크톱에서의 배치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무하며, 모든 컨텐츠를 위에서 아래로 죽 나열하게 된다. 나무위키에서 흔히 보이는 방식이며, 기술의 문제와 사용자의 문제가 콜라보를 일으키면서 위키의 효용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위키에 조금만 노련하다면 이게 모바일에서 작성한 것인지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반대로 데스크톱에서 서투르게 편집하면 모바일에서 보기 불편하다. 데스크톱과 모바일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데스크톱은 가로폭이 넉넉한 만큼 글을 문단을 길게 취급해도 답답하지 않지만, 그걸 모바일에서 보면 빈틈없이 화면을 한가득 채우기 때문에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표를 이용해 정보의 밀도를 높이는 것은 좋으나, 너무 복잡한 표는 모바일에서 단점으로 돌아온다.

표는 단순한 단어 나열 위주의 정보일 때 모바일에서 가치를 갖는다. 4×3, 잘 봐줘서 5×3 이상의 구조를 가진 표는 모바일에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모바일에서 표가 짜부라지면서 칸마다 글자가 세로로 길게 늘어선 표는 가독성이 제로에 넘어 마이너스에 가깝다. 컨텐츠 소비자는 이런 표를 읽지 않고 넘겨버린다. 따라서 긴 내용이 들어가야 할 표는 없애고 내용을 다층 리스트로 구분해서 적는 것이 낫다.

 

앞으로의 컨텐츠 생산은 모바일이 주도할지도 모르나, 갈라파고스로 유명한 일본 수준의 환경이 아니라면 데스크톱도 일정 이상 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컨텐츠 생산 능력은 데스크톱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과 데스크톱의 차이를 인지하고, 적절한 편집으로 조화로운 위키질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