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8/07

지난 글에서 숙제로 남긴 주제가 있다. “자신의 의견을 돈까지 써가면서 관철하느니 개인 사이트를 파는 게 더 효율적이다.” 이것은 에브리피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위키의 문제이다. 자신이 쓴 글의 내용은 위키에서 얼마든지 이견에 따라 수정되거나 지워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관점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다른 위키에서라면 토론으로 방어를, 에브리피디아라면 지분을 사용한다는 행위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글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블로그를 하거나 개인 사이트를 파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키는 편집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이런 경쟁 플랫폼보다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이 매력일까를 생각해 보면 우선 노출도가 있다. 자신의 글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어서 회자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위키 플랫폼의 장점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위키는 기본적으로 정보의 집약을 전제하기 때문에 블로그보다는 일반적으로 컨텐츠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많이 유입되고, 글은 더 많이 퍼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데이터베이스가 있기 때문에 글의 연결과 같은 자산이나,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노출도가 높기 때문에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고 본다. 블로거로서 성공한다는 것의 기준인 ‘파워블로거’가 되어서 기업의 관심을 끄는 기준의 PV가 일일 5000뷰라고 한다. 그럼 위키 플랫폼은 이에 비해 얼마의 장점이 있을까, 특이하게 리브레 위키는 하루마다 PV를 공개하는데 15000 ~ 20000 정도의 범위 내에서 유동한다. 그리고 전성기 리그베다 위키는 일일 150만 정도의 PV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면 위키에 글을 올리는 것은 파워블로거에 비해 최소 3배, 최대 40배 이상의 노출도를 지닌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키 플랫폼은 매력을 가진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위키에 자기 의견을 적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것이다.

반면에 에브리피디아는 이런 가치가 있을까? 위키의 자산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위키 문서이고, 두 번째는 위키의 편집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들이 서로 문제 없이 운영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위키커뮤니티가 있다. 이 세 가지가 충실하면 충실할수록 위키의 가치가 올라간다. 바로 컨텐츠와 인지도가 페이지뷰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에브리피디아는 영어 위키백과를 포크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외형적인 문서 수는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자산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위키는 단순히 문서의 수나 질만 가지고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위키 문서는 끊임없이 수정되며 수정이 얼마나 활발한지가 컨텐츠의 업데이트와 추가를 담당하기 때문에 편집의 활발함은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하지만 에브리피디아는 편집을 하기 위해서는 약 3만 5천원 정도의 비용을 지출해야 하며 편집 당 IQ토큰이 소모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집하기 위한 유인이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편집자 수가 확실이 (그들이 대체한다고 주장하던) 위키백과보다는 부족하다.
흥미로운 자료로서 2018년 9월경 에브리피디아의 편집을 잠근 적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대부분’의 편집이 한국어 스팸으로 도배되어서 (흔히 반달당했다는 상태) 위키의 편집을 잠그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위키는 반달보다 정상 편집이 훨씬 많기 때문에 (2015년의 리그베다 사태같은 특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반달은 쉽게 제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백섭’을 해야 할 정도로 반달이 있었다는 것은 다수의 유저가 테러를 한 것이 아니면 정상 편집이 훨씬 적은, 다시 말해서 편집자풀이 극도로 부족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위키는 문서 편집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 된다.

위의 상태는 편집자의 수가 적고, 양질의 편집자가 거의 없다는 결론 또한 도출할 수 있다. 그리고 근본적인 사람 수가 적기 때문에 위키커뮤니티의 규모 역시 작다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면 위키커뮤니티와 편집자의 질이 높아야 갑자기 어디선가 대량유입이 들어오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텐데 필자가 본 그것은 매우 처참했다.

우리는 전에 위키커뮤니티를 위키를 주제로 모인 커뮤니티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리고 여기서 오가는 이야기는 주로 위키에 관한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영어 커뮤니티도 그렇지만, 우리가 쉽게 접하는 한국어 커뮤니티 이야기만 해도 충분할 것이다.(레딧에 있는 포럼을 가도 이곳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에 유의미한 위키커뮤니티가 있다는 말을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지난 2월부터 이곳의 채팅방을 관찰해 보았다. 이곳에는 IQ토큰 가격 이야기를 하는 채팅방을 분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로 오가는 것은 상장이니 가격이니 하는 이야기가 주로 오간다. (이따금 다른 위키 유저들이 와서 논쟁을 벌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곳이 위키와는 전혀 관계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곳은 채팅방이 2개가 아니라 3개로 분할되어 있었고, 에디터 포럼이라고 된 방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 곳에는 의외로 편집자가 있었다. 비록 한 자리 수였지만 이들은 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문서를 편집하고 있었고, 편집자로서의 입장에서 개선을 건의하거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위키의 예를 참고해서 반영하려는 사람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은 그리 극적이지는 않았다.

우리는 위키의 관점에서 이 사이트를 바라보았다. 반면에 이 곳에서는 일명 코인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고, 철저하게 컨텐츠와 사이트의 가치를 연관지어서 비판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조금씩 배워나가며 편집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확실히 크지 않았다. 토큰을 얻기 위해서 무의미한 편집을 계속해서 문제시된 유저도 있었고, 비판이 있을 때마다 ‘그럴 거면 왜 여기 있냐’면서 다그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 중 대다수는 요행을 바라며 자신의 재산을 쏟아부었을 뿐이지 자신이 투자한 대상의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판이 나올 때마다 ‘부정탄다’ 라면서 기피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혹자가 이 채팅방에 질문했을 때 이들 중 한명은 자신을 ‘투자자 및 옹호론자’라고 답변하였다. 다른 위키라면 ‘편집자’ 라던가 ‘유저’라고 답변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텐데 이들은 투자자라는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과연 다수파인 이들이 편집을 하고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아마 이들이 관심이 있는 것은 위키 문서가 아니라 코인의 가격이 아닐까?

또한 위키는 전적으로 편집자의, 편집자를 위한 플랫폼이자 커뮤니티이다. 위키커뮤니티는 편집자의 목소리를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때로는 사이트 운영측과 다투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운영측이 하는 일에 모든 것을 맡긴 상태이며 때로는 ‘본사’ 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상당히 수동적인 모양새를 보인다. 이들을 그들 주장대로 탈중앙화한 커뮤니티의 일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들이 이러는 사이에 초반에 반짝했던 IQ토큰의 가격은 수백배 하락해서 0.7달러에서 0.005달러까지 하락했다. 토큰의 가격이 사이트의 가치를 반영한다면 약 100배 이상 하락한 것이다. 내재가치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투기심리에 이끌린 투기자본들은 그 가치를 잃었고,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이들은 사이트의 가치 (위키 문서)에는 관심 없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에브리피디아 2.0 업데이트가 되면 오를 거라면서 하늘에 오직 “떡상”만을 빌고 있다.

앞서 위키커뮤니티를 ‘위키는 주제로 모인 커뮤니티’라고 정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이들은 명확하게 위키에 대해서 관심이 없으며, 위키에 대한 이야기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고 이들은 높은 확률로 편집자도 아니다. 그래서 필자는 이곳을 위키커뮤니티라고 정의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사람은 위키 문서를 편집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자신의 주장을 위키에 넣을까 내지는 위키를 어떻게 개선할까 고민한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를 주제로 소통하고 있고 그로 인해서 위키는 오늘도 굴러간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기존 위키의 대안이라고 칭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불성설에 가깝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가 인류 지식의 저장고라는 만용을 부린다. 결국 이들의 존재와 주장은 수많은 위키러들에 대한 모욕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