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8/07

일단 이 이미지를 보고 시작하자, 이 트위터 하는 사람은 낙원상가에 대한 한 ‘연구서’를 보고 있는데, 거기서 나무위키를 인용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자료 자체를 공격하고 있다. 이 이미지는 나무위키를 인용하는 것에 대한 여론을 보여주는 좋은 표본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위키를 인용하는 행위는 좋은 평을 듣지 못한다. ‘나무위키 꺼라’ 라는 말도 비슷한 맥락에서 나왔고 트위터 등지에서 유행했었다.

위키를 인용하는 행위가 매우 멍청한 행위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위키를 믿을 수 없다라는 인식에서 온다. 즉석에서 용어를 급조하여 말하자면, 전문적 커뮤니티, 즉 어떤 주제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곳 말이다. 가령 게임 커뮤니티, 역덕 커뮤니티 등이 있다. 이런 곳에서 나무위키를 불신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옳은(것으로 주장하는) 지식으로 보았을 때 동일 주제에 대한 나무위키 서술은 매우 부정확하다고 그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 없겠지만, ‘리그베다 위키의 기적의 역사학자’로서 조롱되는 한 유저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사용자는 “오현제 시기는 로마 말기이다” 라고 토론에서 주장했고(일반적으로 오현제 시기는 로마 제국 국력의 절정기로 여겨진다), 그것이 일부 역덕들과 리그베다 위키 혐오자들에 의해 대대적으로 ‘이래서 위키는 병신이다’라는 산 증인으로 낙인찍혔다. (공교롭게도, 그 ‘기적의 역사학자’가 그 토론을 한 시기와 2015년의 리그베다 위키 사건이 겹친 끝에 그는 나무위키 등지에서 ‘리그베다 위키의 병신성’의 표본으로서 회자되었다)역덕 커뮤니티뿐만이 아닌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나무위키는 ‘어디서 랭커인지도 고수인지도 알 수 없는 놈이 지 뇌에서만 가능한 컨트롤을 씨부려 놓는 곳’으로 취급되며, 그렇기 때문에 ‘나무위키를 믿지마! 우리 커뮤니티 고수님들을 믿어!’로 언제나 결론은 정해져 있다.

그 외에 정치적 성향 차이나 요새 뜨겁다 못해 용광로처럼 달아오르는 ‘페미니즘 문제’에서도 개괄적 논제는 비슷하다. ‘위키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위키가 태생적으로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을 표방하기 시작했을 때, 이 문제는 그렇게 정체성을 표명했을 때 필연으로 따라왔다.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는 않다. 우리 모두가 모든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않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가 제각기 아는 것을 하나씩 곁들일 때, 필연적으로 어딘가에는 오류가 있고, 그것이 나보다 잘 아는 누군가에 의해서 올바르게 교정되기를 기대하는 것에서 위키란 플랫폼이 출발하였다. 하지만 그 ‘위키페어리’ 가 언제 나타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를 대응하는 방법으로서 몇 가지가 논의된다. 우선 위키백과는 위키에 적힌 모든 서술은 그 출처가 있어야 하며, 이를 표기하는 것을 의무화함으로서 이것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문서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내용만을 적어야 하며, 그렇지 못한 서술은 신뢰하기에 합당하지 않음으로 규정짓고 모조리 삭제하는 것을 정당하다고 하는 것이다. 반면 일명 ‘엔하계 위키’나 ‘디시위키’,  ‘구스위키’ 등지의 경우에는 출처 표기를 강제하지 않는다. 위키백과의 경우에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나온 것만을 적어야 하기에 그 출처에서 나오지 않은 ‘감상, 의견, 논평’이 불가능하지만, 출처를 강제하지 않는 위키에서는 출처와는 별개의 편집자에게서 나온 ‘감상, 의견, 논평’의 서술이 가능한 것이다.

이 차이는 위키백과와 ‘엔하계 위키’의 기본적 서술 차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가령 위키백과에서는 ‘스타크래프트 테란 종족 공략법’은 서술될 수 없다. 그것들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출처가 규정되지 않았을 뿐더러,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규정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기 때문이다. 프로게이머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인가? 리플레이를 출처로 제시하고 ‘이대로 하면 된다’라고 서술하면 되나? 그에 대해서 재현성이 가능한가? 엔하계 위키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 구애받지 않기에 ‘단순 경험들의 총체’인 게임 공략도 가능한 것이다. 이것은 위키백과에 대한 엔하위키의 장점이 되었다.

그러나 ‘감상, 의견, 논평, 개인적 경험’은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가 있을 뿐 절대로 만장일치가 나올 수 없다. 누군가는 거기에 대해 반발하고 반론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사실적 측면’에서도 어딘가에 정확하게 알지 못한 사람이 적은 것이 다른 사람에게 포착된다면 곧바로 반발과 비판, 비난, 조롱이 터져나온다. ‘일반적으로 개방형 위키는 서술자의 자격 증명과 제시된 서술에 대한 심사를 하지 않기에(단, 위키의 개방성과 폐쇄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도 서술의 자유를 원천적으로 보장받으며, 심지어는 악의적 목적으로 왜곡, 곡해하기 위한 서술을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걸러진’ 서술들이 모여 있다고 여겨지는 위키백과에 비해 이런 위키들의 신뢰성의 의심받게 된다.

이상적으로는 다수의 유저가 글을 읽고 논의를 함으로서 제일 합리적이고 사실적인 내용으로 정리되는 경향이 가장 바람직하며 위키커뮤니티는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항상 논의의 과정과 결과가 올바른 방향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고, 문서의 주제에 따라서 관심 있는 사람의 수가 차이나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러한 문제가 조정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말한 오류들이 다른 커뮤니티에 퍼지게 되어 비판을 야기하게 된다.

(엔하위키 미러를 인용한 교과서)

이러한 오류들이 계속 누적된 끝에 (특히) 나무위키는 ‘인용해서는 안 될 절대적으로 사악한 마굴’이 되었으며, 상기한 이미지의 사례와 같이 ‘누군가 나무위키를 인용하는 행위’는 지적 불성실성을 너머 지적 자살과 동의어로 여겨졌다. 2013년에 있었던 ‘교학사 역사교과서 사태’에서도 ‘어떻게 엔하위키 미러를 인용하다니?’ 라고, 리그베다 위키 스스로가 ‘우리를 인용하다니 멍청하다!’라고 평가한 적 있었다.(리그베다 위키와 엔하위키 미러는 데이터베이스 상 완벽히 동일했다. 엔하위키 미러는 실시간으로 리그베다 위키를 미러링해 보여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해당 이미지는 이미지 하단부에 나와있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규약에 따라 재이용 가능하다)

더군다나 위 이미지는 ‘위키를 인용했을 때의 최악의 상태’를 보여준다. 위키의 낭설이 스스로 재생산되어 ‘신뢰도 가능한 출처로 둔갑’하는 사례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사람들은 아예 위키는 인용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것이 첫 번째 이미지의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암묵적/명시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원천적으로는 논리적 오류이다. 논리학적으로는 명제의 타당성, 참/거짓 여부는 발화자가 누구인가에 달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전에 논의했던 위키 내부에서의 근거제시에 관한 것과도 연관된다. 위키를 인용하는 행위더라도 그 행위의 타당성은 ‘위키에서 인용해온 명제의 타당성’에 따라 구분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어디서 인용해 왔느냐에 따라서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적 권위주의로서의 위험성을 내포한다.

하지만 위의 링크에서도 말했듯이 인용의 출처로 신뢰성을 판단하는 것은 내적 검증을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비용이 적게 든다. 그렇기 때문에 불행히도 확률적인 영역에서 ‘위키는 너무나도 믿을 수 없는 소리를 자주 했기에(특히 나무위키) 그냥 나무위키발 출처는 거르는 게 더욱 정신에 이롭다’라는 사고방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만큼 나무위키가 퍼트린 낭설이 크기도 하지만 말이다.

결국 이 문제는 니트페어리 차원에서는 결론을 낼 수 없고, 단지 필자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다양한 생각을 문장으로 정리해 적는 것으로 결론지으려고 한다.

1. 이론적으로는 ‘지적 권위주의에 불과하다’는 사람들의 입장에 따라서, 위키의 내용의 타당성과 참/거짓 여부도 엄밀히 검증의 여부가 필요하지만, 그것을 일일히 검토하는 것과 ‘검증된 출처에서의 자료’를 접하는 것의 비용(시간적, 금전적 어느 것이든 될 수 있다)은 비슷하다. 그리고 그렇다면 회의론자(?)의 입장에서 ‘그럴 것이면 차라리 책이나 논문 등을 읽는것이 더더욱 효율적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2. 일반적으로 ‘출처를 댈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틀리지는 않은 서술’들은 존재한다. 가령 예를 들어 최상단 이미지에 나온 ‘낙원상가’에 대한 나무위키의 서술은 틀리지는 않다. 자신이 그 내용의 신빙성을 책임질 수 있다면 위키를 당당히 인용할 수 있겠지만 그에 대한 뒷감당도 결국은 ‘인용한 이가 알아서 져야 할 것’이다.
3. 하지만 우리 중 다수는 책이나 논문을 찾거나 읽을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고 (자기들 딴에)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찾으라는 것은 무책임하다. 더군다나 책이나 논문이라고 해도 항상 맞는 말만 적히는 것도 아니다. 여기서 논문을 찾으라는 사람 중에 김정은이 적은 논문이나 5.18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책을 신뢰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리고 이것을 ‘거를’ 기준은 무엇인가? 결국 자기 입맛에 따라 적힌 것만들 신뢰하는 것이 아닌가?
4. 외부의 인식과는 별개로 확률적으로 위키의 오류를 줄이는 것은 자명하며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위키 편집자들은 자연스럽게 또는 의도적으로 위키 문서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노력을 기해야 한다.
5. 위키를 인용하는 사람들은 위키 문서에서 어느 부분을 보이기 위해 인용할 건지를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위키 문서는 (일반적으로 접하는 표본보다는) 다수의 입장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의 반응을 훑어보기엔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근거로 과학적인 활동을 하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확률적으로 반례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