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8/07

위키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다양한 주제의 논쟁이 벌어지는데,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치열한 논쟁은 물론 정치 논쟁이지만 그것 못지 않게 종교에 관한 논쟁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정치 논쟁과 다르게 종교 논쟁은 종종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지는데, 대부분의 경우 논쟁 당사자 중 일방이 차단되거나 주장을 거의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것의 원인은 종교 논쟁의 대한 본질적인 특성이 크게 작용하는데, 기본적으로 종교 논쟁은 All or Nothing의 특성을 지닌다. 대부분의 위키가 종교관에 대햐서는 중립적임을 표방하더라도, 본질적으로는 세속주의적인 성향을 우선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에 대한 서술은 세속주의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기본이나 소개 및 설명 용도로 해당 종교의 교리를 일부 인용하는 데에 그친다.

예를 들면 나무위키의 경우 편집지침에

종교 관련 문서의 서술은 인용 및 정보 전달이 목적입니다.

를 시작으로

특정 종교의 교리나 교전, 세계관, 신앙고백에 대한 서술은 중립을 지켜야 합니다. 나무위키는 특정 종교의 입장을 공식적인 입장으로 수용해서는 안 되며, 반대로 특정 종교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배척해서도 안 됩니다.” 와 “신에 대한 믿음, 신앙의 가치, 반신론에 대한 서술은 중립을 지켜야 합니다. 반신론(anti-theism)은 신에 대한 관념 자체를 공격하는 의견을 말합니다. 나무위키는 반신론자를 배척해서는 안 되며, 반대로 반신론을 공식적인 입장으로 삼아 종교인들을 배척해서도 안 됩니다. 나무위키는 기본적으로 세속국가인 대한민국의 이용자들을 위한 위키이며 세속적(secular)인 관점을 취합니다. 이는 반신론과는 다른 것입니다.

라는 말을 적시함으로서 세속주의 지향과 종교에 대한 중립성을 명시한다.

한국어 위키백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어 위키백과의 종교 문서와 중립성 지침에는

특정 종교의 교리 및 기타 문서를 출처로 하는 내용은 해당 종교의 주장으로서 취급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교리 및 기타 문서가 주장하는 바를 명백한 사실로 설명하거나, 도덕적 및 상대적 선(善)으로 설명하여서는 안 됩니다.

라는 말과

즉, 특정 종교 문서를 편집할 때에는 현재 다루고 있는 종교 뿐만이 아닌, 다른 종교들과 객관적 사실들도 함께 감안해야 합니다.

등의 문장이 명시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종교 문제에 있어서는 특정 종교의 우위성을 부정하고, 객관주의적인 관점에서 서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위키에서도 종교와 관련해서 세 가지 층위에서 지속적인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첫 번째는 과학적,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정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다수의 개신교 종파에서는 진화를 부정하며, 이를 부정하지 않더라도 인격신의 개입을 전제로 한 교리를 채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노아의 방주의 실존’이나 진화론 관련 주제에서 지속적으로 대립이 있어 왔다. 대부분의 위키는 이런 주제에 대한 개입 시도를 반달리즘으로 간주하여 대응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도 이런 층위에서의 종교에 대한 비판이나, 타 항목에서의 서술을 제한하거나 종교 교리에 맞춘 서술로 변경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두 번째의 층위는 보다 복잡하다. 특정한 사건이나 다른 종교에 대해서 자신의 종교가 가진 견해나 입장을 일반적인 것으로 투사하려는 목적에서 발생하는 분쟁이다. 대표적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나 ‘통일교’ 내지는 일부 개신교 종파에서 이단이라고 주장하는 종교 단체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세속주의적인 관점에서는 종교의 교리나 종교관에 따른 분쟁 등을 유의미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종교에 대한 서술은 사회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내지는 온라인 상에서의 활동에 주로 편중되어 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 종파 신자로 추정되는 개인 혹은 집단이 위의 종교를 ‘사이비 종교’ 라던가 ‘이단’으로 적시하려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특히 둘러보기 틀을 상단에 배치하는 나무위키에서 비슷한 시도가 다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특정 종교나 종파 문서 상위에 이단 틀을 부착함으로서 해당 종교나 종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유사하게 ‘이단’ 분류를 붙이는 경우도 상당히 있어 왔다. 위의 시도는 대다수 세속주의적 성향을 가진 위키러들과 충돌하여 많은 분쟁을 야기해 왔으며 현재는 나무위키에서 이단 분류 자체는 부정하는 방향으로 여론이 수렴되어 있다. 다만 ‘사이비 종교’라는 것에 대해서는, 나무위키의 ‘사이비 종교’ 문단에 적혀 있듯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세속적 관점에서 모든 신론과 종교론은 입증될 수 없으므로 사이비 종교이다’ 라고 인정하지만, 개략적으로 ‘세속/일반적 관점에서 지나치게 황당하며, 또 불법 등의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종교’ 정도로 모호하게 수렴되고 있다.

세 번째는 종교에 대한 비판과 연관되어 있다. 종교가 가진 교리적 문제점이나 (현대의 사상과는 맞지 않는 것에 기인한) 사회적인 물의에 의해서 기본적으로 많은 위키는 종교에 대해서 비판 의견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 영향력이 큰 개신교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있어 왔으며, 중립적인 서술을 중요시하는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도 “하지만 성직자 수급 불균형 문제, 대형교회의 목사 장로등의 지나친 정치참여, 중대형교회들의 교인 독점, 교회의 상업화, 십일조 문제, 세금 문제, 타 종교 배척, 지나치게 자의적인 성경해석으로 인한 수많은 분파 설립 등이 문제화 되고 있다.” 등의 비판적 서술을 종종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종교 신자들에 의해 이러한 비판적 서술을 제거하려는 목적의 이의제기가 상당수 있었으며 이는 역시 논쟁을 야기하였다. 굳이 개신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상술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등에서 제기된 ‘사이비 종교’나 일으킨 물의에 대한 비판서술 제거에 대한 시도도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이의제기 중 다수가 근거가 부족하거나 해당 종교의 교리에만 근거하고 있어서 세속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대다수의 위키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위키가 이러한 분쟁을 줄여나가기 위한 논의를 이어나가는데, 분쟁 성격에 따라서 차이점이 있다. 예를 들어서 첫번째인 과학적 또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정이나 왜곡에 대해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 대다수의 위키는 이런 사안에 대한 인식 변경이나 수정 시도를 반달리즘으로 간주할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데, 기본적으로 위키는 종교 단체의 인식이나 교리에 대해서 독립적이기 때문에 근본 철학이 다르다. 위의 경우처럼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택한 협상 전략이 상당히 일방적이기 때문에(예를 들면 다수 개신교 종파가 이단으로 판단하면 이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등) 대다수의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교리 해석의 주체가 일원화된 가톨릭의 경우에는 이런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으나, 종파 간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제3자의 개입을 통해서 문서가 중립화되는 경우가 상당수 관측되는 점에서 두번째의 경우도 해당 종파의 입장이 받아들여지는 점은 드물고, 대부분 ‘XX 종파는 이렇게 주장한다’ 선에서 서술되는 데에 그친다.

반면에 세 번째의 경우에는 간혹 타협의 여지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기본적으로 위키는 불특정 다수의 서술과 검증으로 운영되는 구조이기 떄문에 그 내용에 오류가 생길 확률은 실존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층위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으나 마찬가지로 이 경우에도 협상 전략이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종교인에게 하나의 패널티가 주어지는 구조인데, 종교인이 종교에 대한 비판 서술에 대해서 반박할 시 비종교적 관점에서 반박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반박할 경우 많은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에는 위키가 과도한 비판이나 근거 없는 비난서술을 실어 놓았거나, 세속적인 입장이 아닌 타 종교의 일방적인 입장에서 서술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종교인이 나섬으로서 서술을 교정하는 것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위키가 가진 기본적인 자정작용에 기여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는데, 신천지와 같이 위키에서 다수의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토론이나 수정 시도 자체가 자신의 종교를 옹호하는 왜곡을 위해서라고 간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키러들의 의견이 적대적일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위키러들은 위키에서 장기간 활동하는 반면 종교인은 외부에서 유입된 케이스가 많기 때문에 분쟁의 결과는 위키러들에게 피드백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의 위키에서는 세속적인 서술을 넘어 반종교적인 서술이 다수 차지하는 경우가 많으며 비판의 수위는 연일 높아져 가고 있다. 높은 수위의 비판을 하지 않더라도 리브레 위키의 ‘개신교발 루머’처럼 정리되고 언론에 소개되는 경우도 생기는 만큼 종교 자체에 대한 비판은 유효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쟁 속에서 종교에 대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어느 선까지가 정당한 비판인지에 대한 논의가 위키러 자체적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