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08/19

위키의 구성요소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떠오르지만 개중에서 필수적인 요소로서는 문서, 위키커뮤니티, 플랫폼을 뽑을 수 있다. 문서가 없으면 위키로서 의미가 없고, 위키커뮤니티가 없으면 문서를 만들 사람이 없고, 플랫폼이 없으면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위키가 플랫폼을 먼저 만든 다음 개설자와 몇몇 사람들에 의해 문서를 적고 그 다음 위키커뮤니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물론 예외는 아주 많다.)

하지만 특수한 경우가 몇 가지 존재한다. 위키커뮤니티가 없는 경우에는 일종의 미러 사이트나 아카이브가 되고, 플랫폼이 없는 경우에는 떠돌아다니는 데이터베이스가 된다. 그리고 문서가 없는 경우에는 위키를 만들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여기 또다른 특수한 경우가 있는데, 문서를 다른 위키로부터 가져온 ‘포크위키’의 경우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많은 위키가 오픈 라이선스 정책을 채택하여 문서 각각을 일일히 원작자에게 허락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인데, CCL 3.0까지의 경우에는 데이터베이스권 문제가 얽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암묵적으로 데이터베이스권을 행사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것이다. (예외적인 선례로 리그베다 위키 – 엔하위키 미러 간 분쟁이 있다.) 하지만 법적인 문제는 이 글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는 위키 운영의 관점에서 포크위키를 바라볼 것이다.

포크위키가 만들어졌을 때 위키의 요소 중에 문서와 플랫폼은 달성이 된다. 그리고 이론적으로 포크한 시점의 포크 대상 위키의 데이터와 완벽히 일치할 것이다. 여기서 차이가 있는 부분은 위키커뮤니티인데 이것이 포크위키가 앞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문서가 수정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어 특정 시점의 아카이브와 같이 될지를 결정하게 된다.

실례로 살펴보면 한국의 포크위키 중 가장 성공한 경우는 ‘나무위키’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만약 여기가 ‘한국의’ 위키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나무위키는 2015년의 리그베다 위키 사건 이후 문서와 위키커뮤니티를 거의 그대로 옮겨 왔었고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리그베다 위키와 비교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리그베다 위키를 편집하던 사람들이 기술적으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환경이 일조했고, 리그베다 위키의 문서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리그베다 위키의 남은 위키커뮤니티가 사실상 사멸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대체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리그베다위키의 위키커뮤니티만 포크해갔던 ‘리브레 위키’의 경우에는 문서를 포크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와 사이트 가치가 나무위키와 비교할 때 낮았고, 그로 인해 위키커뮤니티의 규모가 성장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화하거나, 나무위키에 뺏기는 현상이 일어났었다.

하지만 포크위키라고 해서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만든 사람은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나무위키의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운영’에 반발해서 나온 ‘바다위키’와 ‘알파위키’의 경우이다. 이들 위키는 특정 시점의 문서를 가져오는 데는 성공하였다. 하지만 이들은 나무위키에서 유의미한 규모의 위키커뮤니티를 가져오는 데에 실패하였고, 그로 인해서 정통성 측면에서나 분리된 위키커뮤니티의 규모 측면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도 결국 편집이 정체된 아카이브화의 운명을 면하지 못했다.

또다른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영어판 위키백과를 포크해 간 에브리피디아의 경우에도 유의미한 위키커뮤니티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영어판 위키백과에 비교하여 비교 우위를 이끌어 내지 못했기 떄문에 유의미한 성장을 이루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포크위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활동이 필요하다.

  1. 문서와 위키커뮤니티를 상당수 가져오고, 원본 위키가 사멸하여야 한다. (원본 위키의 완벽한 대체제가 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2. 그것이 아니면 원본 위키에서 상당수의 위키커뮤니티를 가져와서 원본 위키와 경쟁환경을 구축하여야 한다.
  3. 그것이 아니면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정도의 위키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

위의 3가지 중 하나라도 만족하지 못한 경우에는 위키커뮤니티가 사멸해서 사실상 아카이브 수준으로 전락하거나 사이트 운영을 할 동력을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포크위키를 만들거나 운영할 의사가 있는 사람은 원본 위키에서 얼마나 많은 위키커뮤니티를 포크될 위키로 가져올 것인지, 그것이 아니면 원본 위키와는 독립적인 위키커뮤니티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물론 상황도 잘 따라줘야 함은 분명하다. 2015년의 그 상황은 매우 특수한 상황으로서, 실례를 볼 때 일반적인 포크위키가 1번이나 2번의 조건을 달성하기는 상당히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많은 편집자들이 위키에 운영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성향도 유효하게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