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정 날짜 : 2019/10/03

(출처: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2430688447160326&set=a.1606828109546368&type=3&theater)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하는 어떤 사람을 보았다. 스크린샷과 그 출처 링크에서 보이듯 이 사람은 SNS의 ‘신극우적’ 특성이 바로 상대를 손쉽게 배제하려는 습관이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토론과 합의는 없다. 다만 ‘차단’ 버튼을 누름으로서 그를 나의 눈앞에서, 나의 인맥망에서 손쉽게 없애버리는 것으로 끝내버린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신극우적인’ 양상인지 판단하는 것은 니트페어리의 소관은 아닐 것이다. 다만, 원래 개인들의 친목과 끼리끼리를 위해 만들어진 SNS라면야 ‘친하게 지낼 생각이 없는 사람’을 배제하는 것은 서비스 운영자들이 원래 의도한 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을 배제하려는 그러한 습관은 의외로 위키에도 쉽게 일어나고 있다.

하나의 위키, 혹은 위키커뮤니티 안에서 사람들이 아예 화목하지 못하고 늘상 반목과 무의미한 분란 상태에 있어서야 안 될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편적으로 열린 위키는 자기와 ‘친밀하게’ 지내는 사람들만으로 이루어지고 운영될 수는 없다. 심지어, 자신과 ‘친목질’을 벌이는 사람들만 편집권을 가진 폐쇄형 위키를 만들더라도, 복수의 편집자 및 유저가 위키/위키커뮤니티 내에 존재하는 한 언젠가는 의견 대립이 일어나게 된다. 그 자체를 피하고자 한다면 개인위키를 파거나 그냥 블로그를 가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래서 복수의 사용자를 가진 위키들(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위키)에서는 언제나 분쟁이 일어나고, 저 페이스북 이용자가 말한 ‘신극우적일수도 있는’ 배제가 현실적으로 관찰되고 있다. 어떤 위키 사용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들이 떠나건 말건 나는 어쩔 수 없다/상관할 바가 아니다. 위키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단지 그뿐이며 사람을 붙잡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이다. 이와 같은 반응은 ‘자칭 엔하계 위키’인 나무위키, 그리고 위키백과에서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적어도 한국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는) 위키 중에서 꽤 많은 문서를 보유하고 있다. 적게 잡아도 수십만 개 단위로 문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문서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 자체로 사람들이 와서 볼 것이며, 문서가 많으면 자연스레 편집자들도 확보될 것이다’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그 말이 일견 타당할지도 모르지만, 거기에는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배제되고 있다.

예컨대 위키백과에서는 정책 토론이나 문서 서술에 관한 토론에서 크게 한 번 분쟁이 일어나면, 거기에 참여했던 유저 중 한 명은 다시는 위키백과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씁슬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위키백과에서 공식적으로 그를 제명 처리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스스로 환멸을 느끼고 떠났을 수도 있지만, 결국 그 환멸 자체가 ‘나는 위키백과에서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이니 크게 다를 것은 없는 것이다.

그보다 훨씬 더 타 사이트에 언급 비중이 높은 엔하위키-리그베다위키 그리고 나무위키의 경우에는, 다른 여러 커뮤니티에서 ‘나는 더 이상 이 위키에서 활동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다. 보통 그 이유는 ‘내가 옳은 말을 썼는데 위키에 상주하는 무식한 것들이 헛소리로 바꿔놓는다‘ 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러나 해당 글에서도 약간이나마 지적했듯이 그것을 전적으로 우월의식에 빠진 타 커뮤니티 유저들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또는 ‘거기서 쫓겨난 사람들’이 발생할 때, 나무위키와 위키백과의 경우에는 한두명이 위키에 학을 떼고 나간다고 해서 겉으로는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 여전히 편집이 빈번히 이루어지고, 그들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제되는 사람이 발생할 때, 위키커뮤니티는 병들게 된다. ‘떠나가는 사람들’에 의해 어떻게 위키커뮤니티가 병들게 되는지는 추후의 글에서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여기서는 다만 어떤 식으로 이용자를 배제하는 현상이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우선, 하나의 위키커뮤니티 내에서 자신들의 ‘순수성’ 요구가 강해질 때 이를 배제시키려는 경향성이 커진다. 순수성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순수한 것으로 간주된’ 위키 유저들/커뮤니티와, 그를 훼손하려고 하는 외부 개입 세력의 이분법을 구분한다. 순수한 위키 유저들은 보존해야 하지만, 불순한 외부 개입 세력은 아예 위키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분쟁 해결 절차가 위키에서 미비한 경우이다. 형식적 규정 차원에서, 예를 들어 나무위키의 경우에는 토론의 중재 절차를 포함하여 ‘분쟁당사자인’ 토론 이해자들이 원활하게 합의를 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절차가 이용자들 간의 화해와 의견 타협보다는, 대부분 중재자가 그 중 한쪽 이용자의 말이 더 옳다는 이유로 그의 의견을 주도하여 ‘합의안’을 제시하며, 상대 유저는 이에 승복하기보다는 위키가 불공평하다며 위키 자체를 불신하고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키의 주권자인 관리자가, 자신의 관리 효율을 핑계삼아 분쟁 자체를 아예 싹을 뿌리뽑으려는 경우이다.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분쟁을 일어나지 않게 하여 위키를 평화롭게 만들지만, 애초에 불만과 이견을 제시할 기회 자체를 박탈함으로서 불만을 가진 유저는 답답함 속에서 위키커뮤니티를 이탈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서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배제하기로 마음먹은 위키커뮤니티는, 유형적인 방법과 무형적인 방법으로 이를 수행하게 된다.

  1. 유형적인 방법: 규정에 의한 배제 – 어떠한 위키에서건 모든 것을 쓰도록 허용하지는 않는다. 위키에서 어떤 것을 쓰지 말라고 규정하는 것은 필요악이지만, 그것이 모든 금지목록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특정한 종류의 서술을 금지한다면, 그 금지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자신이 아는 것을 위키에 쓰는 사람들은 규정적으로 위키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규정에 의한 배제의 가장 나쁜 사례는, 나무위키에서의 ‘야인시대 2차창작물’ 의 등재를 금지한 Umanle S.R.L.의 임의적인 선언이다. 나무위키에서는 이미 유튜브 영상물, 유튜브 채널 등에 대한 등재 기준이 있었으나, 그 등재 기준을 만족하는지, 아닌지와는 상관없이 오직 ‘야인시대 2차 창작물’로 분류된다면 그것은 결코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사실상 이에 관심을 갖는 유저들을 나무위키에서 배제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이 없다.
  2.  무형적인 방법: 토론에서의 집단적 개입 – 외부 개입은 대부분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되고 금지되지만, 위키 내부에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게 되면 막을 방법이 없다. ‘내부 개입’은 금지되지도 않고 금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보통 집단적 개입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것은 정치적인 토론이다. 위키백과와 나무위키를 통틀어 정치 주제의 토론에서 특정한 정파를 지지하는 사람은, 대부분 또 다른 정치 토론에서도 동일한 파벌을 지지하면서 나타나며, 이러한 사람들은 ‘무형의’ 동맹을 형성하고 서로서로 근거를 보강하고 상대방에게 ‘반론’을 던져가면서 결국 상대방을 나자빠지게 만들고, 상대방이 ‘배제’ 되었으므로 결국 자신들끼리 ‘토론합의’를 통해서 ‘승리’ 한다.

여기서 할 수 있는 말은 별로 많지 않다. 그 위키가 처한 상황의 맥락을 초월하여 보편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금언’은 여기서 제시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의 위키에 글이 많이 있다고,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고 해서 몇 명의 사람들이 나가는 것을 결코 쉽게 봐서는 안 될 것이다.